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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진단

원가조사 보고서-국내업체·수입업체의 대응

기술력 신장, 상생방안 모색-자체 캐피탈등 금융지원 불사

7월1일부터 정부지원(융자)대상 신규진입 농기계 및 가격인상 모델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원가조사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이를 위해 3곳의 원가조사 보고서 작성기관을 선정하고 1건당 150만원의 수수료를 확정했다. 정부는 정확한 원가조사를 통해 농기계가격의 신뢰를 회복하고, 나아가 정부융자지원액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초 정부는 7월1일부터 모든 농기계에 이를 적용하려 했으나 업계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혀 우선 트랙터, 콤바인, 승용이앙기, 트랙터용부속작업기 중 로우더·로타베이터 등 5개 기종만 적용하고, 여타 농기계는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발 물러섰다. 농식품부는 5개 기종이 농업인의 이용이 많고 가격신뢰회복이 시급한 기종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5개 기종은 사실상 농협 농기계은행사업의 대표 농기계다. 다만 대당가격 3억 원을 호가하는 사료작물수확기 등 수입산제품이 난무하고 있는 조사료생산기계류와 할인판매경쟁이 심각해 가격거품논란마저 거센 스피드스프레이어 등이 우선적용 대상서 제외된 것은 로우더, 로타베이터를 제조하는 업체로서는 억울할 일이 아닐 수 없다.

△ 수입농기계 진입장벽이 되버린 원가조사 보고서
트랙터, 콤바인, 승용이앙기에 대해 원안대로 원가조사 보고서 제출이 의무화됨에 따라 당장 국내업체와 일본산 수입업체간의 불편한 기류가 고조되고 있다. 원가조사 보고서 작성기관이 요구하는 자료에는 해당업체의 영업 비밀에 속하는 꽤 민감한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 당장 고마력대의 트랙터 등 수입품을 일부 들여와 판매하는 국내업체는 새로운 모델의 가격신고, 즉 융자지원 대상기종으로의 진입이 까다로워졌다. 문제는 일본산 농기계제조사의 한국법인이다. 한국구보다(주), 얀마농기코리아(주) 등은 전량 일본 또는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들여와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모델을 정부 융자지원대상 모델로 신고하려면 일본 본사의 각종 회계자료 및 대상제품 도면 등 독자적인 기술과 영업노하우를 고스란히 한국의 원가조사 보고서 작성기관에 제출해야 할 처지다. 일본기업으로서는 결코 탐탁치 않은 일이다. 당장 한국법인 및 소속 대리점의 영업활동에 큰 제동이 걸릴 모양새다. 연리 2%의 저금리 대출을 받아 기계를 신규 구입하는데도 수십 번 밀당을 해야 하는 농업인에게 융자지원을 못 받음에 따라 전액 현금구매를 권해야 할 판국이다.

△ 단기 미봉책에 안주하기보다 근원적인 경쟁력 강화에 올인 해야
당장 수입업체들은 정부지원대상으로의 진입이 어려울 경우 자체 캐피털 등 금융지원을 강화해 농업인의 구매에 불편을 없애겠다는 움직임이다. 일본계 Y사의 경우 연리 1.5%의 파격적인 캐피털프로그램 도입을 매우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본계 K사는 현행 연리 5%인 자체 캐피털 금리를 2%까지 낮추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수입업체들이 앞 다퉈 농업인의 구매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다는 취지로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며 각종 지원방안을 쏟아낼 경우 국내업체들이 대응할 수단은 전무해 보인다. 자칫 원가조사 보고서를 빌미로 수입농기계에 대한 국내진입의 장벽으로 이용하려는 꼼수가 오히려 제품에 이어 금융시장까지 외국기업에 내주는 꼴이 될 공산이 커졌다.
원가조사 보고서도 허점이 없는 것이 아니다. 원가조사 기관에서 요구하는 자료에 대해 수입업체들이 본사가 있는 해당국가의 기관(또는 기업)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방향(?)의 자료를 작성해 제출할 경우 이에 대한 검증방안이 없는 게 국내 조사기관의 현실이다. 자칫 정부가 신뢰성 있는 검증 없이 앞장서 외국산 농기계 가격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는 웃지 못 할 상황마저 우려된다.

△ 꼼수에 기생하기 보다는 근원적인 상생, 발전 방안을 찾아야
일본산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이 국내시장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돌파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는 국내 종합형메이커다. 국내업체들 또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지금이다. 결국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소비자, 즉 농가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가격할인 영업으로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경험한 국내업체다. 결국 해답은 빼어난 상품성과 독자적인 브랜드이미지 구축에 있다. 기술력 신장을 통한 품질향상이 지름길인 것이다.
일본계 기업을 지금처럼 적대시만 해서는 얻을 게 별로 없어 보인다. 정부시책에 기대어 여러 빗장을 두른다 한 들 곳곳에 구멍이 뚫리고 말 일이다.
그들과 상생할 수 있는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일정부문 국내시장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들에게 적정한 역할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상품성 향상의 기초가 되는 요소기술, 핵심기술의 공유를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한국지형 적응을 위해 그들이 독자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각종 필드테스트 과정에 공신력 있는 국내기관을 참여시켜 선진기술을 축적하는 방안도 효과적이다. 축적된 데이터는 국내제조사의 기술향상과 상품성을 높이는 R&D자원으로 그 효용가치가 높을 것이다.  
국내 메이저업체는 지금 세계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하지만 근원, 요소 기술 없는 제품은 사상누각(沙上樓閣)에 불과하다. 원가절감의 한계에 쉽게 봉착할 것이며, 프리미엄브랜드에 밀려 수익창출마저 불투명하다. 국내 메이커가 손에 쥐고 있는 카드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수입업체를 적대시하기 보다는 동반자로 여겨 근원적인 실익을 얻어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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