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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진단

농기계 가격표시제, 성공여부 농협에 달려

데스크진단 '농기계가격 신뢰 회복 … 성공여부 농협에 달려
취재부장 김영태

 농기계 및 부품 가격표시제, 원가조사 보고서 제출 등 7월부터 전격 시행하는 제도와 관련한 일선의 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업계에 큰 반향을 가져올 정책시행을 앞두고 이해당사자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다소 부족했고, 전면시행에 따른 시장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단계적 추진을 통한 제도운용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모색할 장치마저 없다는 불만 또한 거세다.

 

가격표시제, 원가조사 보고서제출 왜 필요 했나

농림축산식품부가 가격표시제 및 원가조사 보고서 제출 등 정책변화를 시도한데는 유통시장에 만연한 농기계가격 불투명성을 시급히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가격신뢰마저 무너져 경쟁력을 더욱 상실한 국산농기계가 시장서 외면 받으면서 구보다, 얀마 등 일본제 농기계는 더욱 시장잠식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대로 두면 국내 농기계 제조 기반조차 송두리째 뽑히고 말 것이라는 우려마저 팽배하다.


농기계가격이 거품논란의 도마에 오른 데는 업계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적지 않다. 농기계가격 자율화 시행이후 제조업체가 제시한 권장소비자가격과 실질 판매가격에는 상당한 편차가 발생했다. 그 격차는 해마다 더욱 증가하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 농협중앙회가 은행사업용 농기계구매를 이유로 최저가 경쟁 입찰방식으로 트랙터 등 주력 농기계를 구입, 시장에 유통하면서 시장혼란은 더욱 심화됐다. 로타베이터, 플라우 등 트랙터부속작업기를 시작으로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 주력 농기계마저 반값, ‘1+1’의 형태로 농협에 납품됐고, 이들 농기계를 농협은 직접 보유하지 않고 고스란히 일반농민에게 장기리스 형태로 유통하고 있다. 결국 같은 모델의 농기계가 대리점과 지역농협에서 판매가격이 다른, 즉 이중시장가격을 형성하는 행태가 불거진 것이다. 농기계를 제 값 다 주고 사면 소위 호갱님으로 불릴만한 이유다.


, 시군 지자체서 추진하는 농기계 보조지원 사업도 가격신뢰를 떨어뜨리는 주범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대다수 지자체 담당자들이 업체서 제시하는 권장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사업 단가를 책정함에 따라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은 조합원사 판매촉진 및 간편한 가격정보 제공을 이유로 제조사의 권장소비자가격을 묶은 가격정보를 농업기계가격이라는 책자형태로 제작해 이를 지자체 등에 무상 배포하고 있다. 지자체서는 이 농업기계가격에 수록된 권장소비자가격을 기준삼아 각종 농기계 지원사업의 사업규모를 산정하곤 한다. 더 많은 보조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권장소비자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사례가 많아진 이유다. 심지어 동일규격의 제품을 모델명만 살짝 바꿔 농업기계가격책자에 등재하는 일마저 빈번해졌다. 속칭 보조 사업용 농기계가 양산됨에 따라 농기계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믿음은 뿌리 채 뽑히고 있는 실정이다.

 

농기계가격 신뢰상실의 근본원인은 농협의 농기계은행사업 운영행태서 비롯돼

정부가 추진하는 농기계 및 부품 가격표시제원가조사 보고서 제출(정부지원대상 신규진입 모델 또는 가격인상모델 대상)’ 방안은 바닥까지 추락한 농기계가격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하루빨리 회복해 건전한 유통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소비자인 농업인의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부융자지원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농기계 가운데 90% 이상은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 대형농기계다. 트랙터 등 대형농기계는 제조사와 위탁판매계약을 맺은 대리점을 통해 대농민 거래가 이뤄진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들 대리점은 현재 타사 대리점, 타사 제품과 판매경쟁 하는 구도가 못되고 있다.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과 동일한 상품을 장기임대 형태로 공급하고 있는 지역농협과 경쟁하는 처지다. 지역농협이 권장소비자가격 대비 저렴한 공급가격과 무이자혜택 등을 무기로 판촉에 나섬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맞불카드로 이들이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은 높은 할인율이 유일한 정도다. 시장지배력을 가진 농협이 유통에 인위적으로 개입함에 따라 시장은 현저히 공정성을 상실하고 말았다. 그 폐해가 고스란히 농기계 가격 혼란으로 불거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처럼 농기계가격 신뢰상실은 시장지배력을 앞세운 농협의 농기계은행사업용 농기계의 공급행태에 따른 시장 내 이중가격형성이 가장 큰 요인으로 손꼽힌다. 이에 대한 근본처방이 이뤄지지 않는 한 현재 정부가 의욕적으로 시행하려는 가격표시제나 원가조사는 실익보다 불편만 가중시키는 규제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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