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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진단

무색·무취·무미한 키엠스타에 ‘양념’을 치자.

2016 대한민국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KIEMSTA2016)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5일 폐막했다. 주최측이 집계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키엠스타는 28만1,000여 명이 찾았고, 상담 및 계약실적은 2,975억 원에 달해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최측은 박람회가 열린 천안시에도 약 1,500억원의 경제유발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덧붙였다. 이 같은 성과는 국내 374개사, 해외 77개사 등 28개국 453개 업체가 2,056개 부스를 가득 메워 이뤄낸 것이다.  


물론 참관객 집계의 객관성이나 현장상담 이후 실질판매, 수출 여부를 세밀하게 추적·관찰하지 못하는 이유로 지표로 드러난 박람회의 개최성과와 현장에서 들은 냉철한 목소리 간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소수 인원으로 또한 전시환경이 갖는 근원적 문제마저 상쇄시킨 농기계조합의 탁월한 운영능력이 박람회의 성공개최의 큰 밑거름이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농기계·자재 전문 박람회인 키엠스타(KIEMSTA)가 주최측의 바람대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 5대 박람회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외형적 실적평가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보다 내실 있는 박람회를 위해 다시 한 번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키엠스타에 28만명이 넘는 참관객이 찾고, 부스신청을 시작한 지 채 반나절이 안 되는 시점에 부스매진으로 수십 개 업체가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해서, 주최측이 거듭 강조하는 5,000여 명의 해외바이어가 찾는 ‘국제’ 박람회로 포장을 아무리 겹겹이 한들 드넓은 하늘을 가리기에는 한 줌 손바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내기 좋은 숫자놀음에 매몰돼 피부 깊숙이 썩어가고 있는 환부를 제대로 살피려하지 않는다면 간단한 처방으로 치유할 수 있는 골든타임마저 놓칠 수 있다.    


키엠스타가 이제는 보다 명확한 ‘특색’ 있는 박람회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한다. 여타 박람회나 지자체주관 행사서 늘 전면에 등장하는 00만명 참관, 00개 업체 출품, 00억원의 경제효과 등의 어림잡는 수식 자랑에서 그만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세계 최고의 농기계 박람회로 손꼽히는 독일농업협회(DLG) 주관 아그리테크니카(AGRITECHNICA) 박람회는 전 세계 농기계 제조사의 신기술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선진기업은 이 박람회를 통해 차세대 기술을 뽐내기 위해 수년을 준비한다. 주최측은 공인된 전문가그룹에게 신기술에 대한 평가를 의뢰해 ‘골드’, ‘실버’ 메달 등을 수여해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신기술을 공인받은 기업은 해당 제품의 마케팅에 이를 적극 활용한다. ‘국내최초’, ‘동급최강’ 등의 자찬(自讚)에 급급한 공허한 판촉문구를 좀처럼 찾아 볼 수 없는 이유다.


2년 후의 키엠스타는 더 이상 천안삼거리공원에서 열리지는 않을 것이다. 시민의 휴식공간인 공원에서 전시행사를 할 수 없다는 행정처분도 걸림돌이지만 전시부스 배정을 놓고 해마다 ‘버린 자식’ 취급당하는 업체의 불만도 폭발직전에 달했다. 일본제품의 시장잠식이 아무리 눈에 가시일 지라도 명색이 ‘국제’ 박람회를 표방하면서 노골적으로 이들만 구석자리로 내모는 행태는 가히 횡포에 가깝다. 
전시장에 출품한 많은 업체 관계자들이 도대체 5,000명이나 되는 해외바이어는 다 어디 있냐고 반문한다. 박람회장서 만난 코쟁이들은 자사 제품 홍보하기에 정신없단다. 굳이 5,000명이 아니어도 좋다. 우리나라 농기계를 사려는 바이어라면 단 50명이라도 제대로 된 비즈니스맨을 찾아 초청하는 편이 낫다. 평소 철저하게 물색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가능할 일이다.


무엇보다 일본에도 있고, 중국에서도 만드는 농기계로는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없다. 해외바이어가 자비를 들여서라도 꼭 와 보고 싶은 박람회는 결국 출품업체가 얼마나 신선하고 알찬 것을 내놓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단 나흘간의 행사로 모든 것을 단 번에 얻을 수는 없다. 하지만 키엠스타가 지금처럼 ‘규모만 큰 국내전시’에 만족하고 만다면 ‘서서히 데워지는 물에 삶아지는 개구리’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취재부장 김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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